YUN SUKNAM | 윤석남
 
  ART WORKS  
  DRAWING  
  TEXTS  
  ARTICLE  
  BIOGRAPHY  
  NEWS  
  ARCHIVE  
  CONTACT  
  RECENT WORK  
 


YUN 
[경남도립미술관 소장품 산책]윤석남, 경남도민일보
[경남도립미술관 소장품 산책] 14. 소외된 자들의 실존과 연대를 이끄는 작가, 윤석남


윤석남 'Wing 2', 2004, 나무에 아크릴, 150×70×7cm. /경남도립미술관

윤석남(85)은 한국 미술계에서 여성주의 미술을 개척하고 발전시킨 대표적인 작가다. 결혼과 출산 후 40세가 되어서야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했던 그는 어머니 이야기로 출발해 ‘모성’, ‘자아 정체성’, ‘여성사’, ‘돌봄’, ‘생명’ 등 삶을 관통하는 주제들을 서정성이 돋보이는 특유의 조형 언어로 시각화해왔다. 또한 여성 문인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여성주의 문화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평등사회를 향한 페미니즘의 목표를 실천하려는 부단한 노력을 계속했다. 40여 년간 이어온 작가의 왕성한 활동은, 한국 여성주의 미술사와 궤적을 같이 한다.

어린 시절부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했던 그는 화가가 되면 좋겠다는 막연한 꿈을 꿨다. 하지만, 어려웠던 집안 사정 탓에 그 꿈을 접어야 했다. 20대 후반 결혼을 하며 자연스럽게 주부로서의 삶을 살게 된다. 부족함이 없는 생활이었다. 하지만 잃어버린 정체성을 되찾고 싶은 마음이 커져만 갔고,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는 절박한 심정과 자기표현에 대한 내면의 강렬한 욕구를 발견하고 화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게 된다.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집에 화실을 만들고 인물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가 그린 첫 번째 인물은 다름 아닌 어머니였다. 격변의 시대에 39세의 나이로 남편을 잃고 오랜 시간 인내하며 홀로 6남매를 키워낸 어머니를 먼저 그리지 않고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고 작가는 술회했다. 1982년 서울 미술회관(현 아르코미술관)에서의 첫 개인전 〈윤석남〉에서 어머니와 시장에서 장사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관찰해 묵직하면서도 대담한 붓질로 사실적으로 그려낸 유화 작품들을 선보였는다. 이를 통해 당시 남성 화가들의 단색화나 추상회화가 주류였던 미술계에서 독특한 인상을 남겼다. 개인전 이후 작가는 어머니와 모성에서 보편적 여성의 다양한 층위로 작품세계를 확장시켜 나갔다.

김인순, 김진숙 등과 함께 ‘시월모임’을 결성해 1986년 개최한 전시 〈반(半)에서 하나로〉는 한국에서 여성주의 미술을 표방한 최초의 전시로 주목을 받았다. 윤석남은 사회 고발적이거나 투쟁적인 형상을 구현하기보다, 전쟁과 분단의 한국 현대사 속에서 가혹한 길을 걸어온 여성들과 그 삶에 초점을 맞추며 모성의 강인함과 억눌려온 여성들의 내면을 자연스럽게 드러냈다. 그가 작품을 통해 표현한 자전적 이야기들은 결국 시대가 요구하는 담론과 맞닿아 있었다.

두 차례의 늦은 미국 유학을 통해 그의 예술관은 보다 견고해졌다. 루이스 부르주아나 브롱스 뮤지엄에서 한 남미작가의 폐목재로 만든 대형 설치 작품을 보고 큰 영감을 받았다. 내용과 형식의 결부, 페미니즘 의식, 그리고 평면을 탈피한 입체적 조각과 설치로의 확장을 꾀한다. 특히, 버려진 나무가 가진 투박한 질감, 거친 흉터, 얼룩과 옹이 등에서 오랜 세월 억압받았던 늙은 여성의 피부를 떠올려 나무의 결함을 그대로 살린 여성 조각을 시도했다. 그 후 작가는 자신과 역사 속 배제되었던 여성들, 그리고 2000년대 이후부터는 인간에 의해 소외되는 동식물까지 소환하며 더욱 넓은 모성 개념과 돌봄을 다루며 드로잉, 회화, 조각, 설치 등 끊임없이 새로운 작품을 선보여왔다.

경남도립미술관이 소장한 윤석남의 'Wing 2'(2004)는 ‘늘어나다’ 라는 소주제 아래 제작된 여성의 상반신 조각 작품이다. ‘늘어나다’ 연작은 여성들의 몸의 일부가 길게 늘어나거나 크고 작은 날개가 돋아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Wing 2'(2004) 역시 그늘진 큰 눈, 무표정한 모습이 약간은 피로한 듯 보이는 여성의 어깨 한 켠에 오밀조밀한 꽃문양 자개가 장식된 작은 날개가 하늘을 향해 돋아나 있다. 서로 다른 시공간 속에 흩어져 물리적으로 접촉할 수 없는 존재들에게 닿아 영혼의 교감과 연대를 제안하는 작가의 희망적 의도가 담겨 있다.

/안진화 경남도립미술관 학예연구사

※ 각주
‘늘어나다’ 연작의 이미지는 윤석남 작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http://yunsuknam.com)

※ 참고문헌
1. 김현주 외, 〈핑크 룸 푸른 얼굴: 윤석남의 미술세계〉, 현실문화, 2008.
2. 〈SeMA Green: 윤석남 ♥ 심장〉, 서울시립미술관, 2015.
3. 김재환, '경남도립미술관 명작 둘러보기 (12)', 〈월간경남〉, 2021년 6월호.

경남도민일보 I 2024.02.05 I 안진화 경남도립미술관 학예연구사

기사원문보기: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903253



 List 



 
272  ‘페미니스트 화가 1세대’ 윤석남의 ‘그림일기’··· , 경향신문    2024/05/16 
271  [갤러리산책]70년 만에 처음 함께하는 남매작가의 전시,아시아경제    2024/05/10 
270  내밀한 일기같은 윤석남의 드로잉, 동아일보    2024/05/10 
269  학고재서 만난 작가 남매, 작품도 미소도 우애도 '온화', 뉴스1    2024/05/03 
268  반세기 따로 활동…여든 즈음에 만난 작가 남매,한국경제    2024/05/02 
267  '친남매 작가' 윤석남·윤석구 2인전…학고재, '뉴라이프',뉴시스    2024/05/02 
266  학고재, 윤석구·윤석남 2인전《뉴 라이프(A New Life)》    2024/05/02 
265  “누이가 내 첫 스승”…70년만에 성사된 남매의 2인전, 매일경제    2024/05/02 
264  해녀부터 독립운동가까지…윤석남화백, 여성의 우정을 그리다,서울경제    2024/05/02 
263  [전시]윤석구ᆞ윤석남 2인전: 뉴 라이프, 학고재갤러리    2024/04/26 
262  유기견 1025마리 나무조각으로 '중생'을 말하다,노컷뉴스    2024/03/24 
261  #윤석남 ‘보그리더: 2024 우먼 나우’ 전시의 작가,VOGUE    2024/03/24 
 [경남도립미술관 소장품 산책]윤석남, 경남도민일보    2024/02/06 
259  너와에 새겨진 여자들의 세상, 우드플래닛    2024/01/29 
258  윤석남 작가 개인전…대구미술관·선큰가든 31일까지, 대구신문    2023/12/19 
257  윤석남 개인전에서 여성의 삶, 역사, 현실을 만나다, 여성신문    2023/12/02 
256  윤석남 작가 “너희가 이런 식이었어? 그럼 난 여자를 그릴게”    2023/12/02 
255  “한 명 한 명 대화나누며 그린 70명의 여성독립운동가… 매일신문    2023/11/20 
254  윤석남작가 개인전 '윤석남' 12월31일까지대구미술관에서,영남일보    2023/11/16 
253  미술사에 한 획 그은 여성들, 여성신문    2023/10/30 
 + 
1 [2][3][4][5][6][7][8][9][10]..[14] [NEXT]

 
COPYRIGHT ⓒ 2010 YUNSUKNAM. ALL RIGHTS RESERVED.